부쩍 생각이 많다. 그 바닥까지 가보면 해야 할 일이 하기 싫어 생긴 스트레스의 응어리 정도이지만 몇 달 째 이러니 생각이 점점 많아진다. 하루에도 몇 번 생각이 미국에 갔다가 2014년의 나에게로 갔다가 하는 식이지만 그래도 이 걱정 그래프의 x축을 축소해봤을 때 전체적으론 조금 더 차분해졌다. 스물아홉의 관록인 걸까. 


 스페인어 회화 수업을 듣고 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아는 스페인어 까먹는 게 아쉬워서다. 선생님은 마드리드에서 온 25살 여자분이고 한국인 남자와 결혼해서 연희동에 산다고 했다. 한국말을 매우 잘하고 억양을 매우 잘 배운 탓에 가끔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보통 선생님은 수업에서 한국 사회와 관련된 질문을 던진다. '한국인들은 왜 이리 수동적인가', '한국의 아이들은 왜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가' 등의 아주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이 주를 이룬다. 학생의 입장에서 매우 고맙다. 피상적인 말을 외국어로 하려면 머리가 돌아가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정도 해야 하니 접속법에 관한 컨져게이션이 머리를 뒤덮기도 하니 연습이 되는 것이 느껴진다. 이게 선생님이 심각한 주제들만을 매 시간 꺼내드는 이유이리라.


 반엔 나를 포함 7명의 수강생이 있는데 한 명은 곧 남미로 인턴을 떠나는 사람, 스페인에 살다 오신 유학생, 나, 페루에 살았고 페루 여자친구가 있는 분 등 다양하다. 우리는 이 한국 사회에 대한 대화의 끝에 이렇게 말했다. "Hay monton de razones por las que los coreanos quieren ir fuera de Corea"(한국인들이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는 너무 많아요). 


 나는 한국이 좋다. 내가 태어난 땅이고 내 친구, 가족들이 모두 있는 곳이며 내 생각을 제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 나라이면서 나를 형성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시에 그 모든 것을 덮고라도 더나고 싶은 이유도 있다. 굳이 이 사회에 거리를 두며 "한국은 틀렸으니 옳은 서구에 속하겠어"라는 마음에 이런 생각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아니다.


 나쁜 배우자와 헤어지지 못하고 같이 사는 마음 같은 것이랄까. 흔히 말하는 정 때문도 있다. 그런데 보다 더 큰 걱정은 있다. '외국에서 살 준비가 되어 있을까?'하는 것 말이다. 여기서 아직도 현실에 부딪히려고만 할 뿐 철이 들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직도 무언가에 기대려 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든 것이다. 내 난대로 살겠다고 말만 하고 다니면서 정작 기대어 나를 커보이게 만들 기둥을 찾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극단적 반대로 돌아가서 무소유가 답이며 귀농이 옳은 삶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JD를 만나고 최종까지 갔지만 조그만 기업에 상대적으로 작은 연봉 그리고 무엇보다 '작은 회사를 다닐 나를 볼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가 제일 그 면접을 망치게 했다. 내가 망친 거다. 내가. 인종적으로 다수가 아닌 사회 속에서 살며 자유를 느꼈던 것이든 그 사회가 기실 그렇게 자유로워서 그랬던 것이든 스페인에 살던 때가 그리워졌다. 


 미국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유학생 친구가 '미국이 완전한 사회는 아니야'라고 했을 때 내가 말하는 메시지가 보통 어떻게 들리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것 같아 나름 생각을 더 해보기도 했다.


 어디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건 본인 선택이다. 본인이 더 행복할 수 있는 데서 더 행복하게 사는 건 재단 되어야 할 무언가가 아니고 respect 받아야 할 내 삶과 개별적인 선택이란 결론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모든 걸 다 의심하고 내가 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의 그 무언가를 파헤쳐 볼 때 실은 내가 공허해질 무언가만 좇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알게 된다. 마치 술이 덜 깬 아침에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한 무언가의 알람을 기다리는 나를 깨닫게 되는 그 숨고 싶은 창피함 같은 공허한 것들 말이다.


 맥주나 한 캔 사와 마시고 자야겠다. 어디서 살 것인지는 감성적으로 빠질 일이 아니니 내가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만큼 다른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서 할 일이니 제정신에 할 일이고 지금은 맥주나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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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의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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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 간 친구와 대화를 하며 3년 전 호주 여행 사진을 다시 봤다. 찬찬히 사진을 넘겨보며 든 생각은 '과연 그 3년 동안 나는 발전했는가'였다. 발전이라는 말 안에 많은 것을 넣어 생각했다. 거기엔 타인에 대한 배려, 능력의 발전을 위한 일상 속 의식적 노력 같은 것들이 있다. 30이라는 어려서 생각하기에 모든 걸 다 이루었을 것 같은 나이에 거의 이르러 돌아보니 지난 3년이 조금은 허망하게도 느껴졌던 까닭에 그 3년에 뭘 했는가를 더 뼈아프게 돌아봐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를 하자면 두 측면에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첫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나는 참 사람 대할 줄 모른다. 내 하고 싶은 말에 대화를 빠트리는 경우가 다반사고 내 관심 없는 대화엔 정말 심각하게 집중을 할 줄 모른다. 살갑게 들어주거나 동의해주기 보단 반박하거나 되도 않는 훈수나 충고를 하려든다. 지난 3년, 이 내가 돌아보기 싫어하는 내 이 모습들이 사진에 얽힌 기억들을 돌아보며 한 번에 머릿속에서 되살아나 약간 힘들었다. 그 대상들이 점점 바빠지며 물리적으로도 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사진이 주는 묘한 향수와 우울감이 봄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렸고 그 누구를 내가 이 이유로 질리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죄책감과 외로움이 밀려왔다.


 둘째, 내 자신의 능력에 있어서

 친구들이 취업이다, 시험이다 바쁘게 노력할 때 나도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으로도 발간 되었던 온라인 매거진의 필진으로 활동하기도 했고 팟캐스트도 제작해 보았고 스페인으로 석사 유학도 다녀왔다. 지난 3년간의 행위를 이렇게 쓰면 저렇게 되지만 그 내용이 전부 알찬 것이었는가, 그 동안에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며 살았는가, 목표를 명확히 하고 내 능력의 발전을 위해 어떤 주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왔는가를 돌아보니 부끄러움이 아니라 허무함이 느껴졌다. 당시엔 의식하지 못 했지만 당시의 나를 돌아보니 100%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남들의 시선에 대책 없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을 즐겼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가슴 벅차게 했던 과거의 나를 부정하게 되는 것은 완전히 유쾌한 일은 아님에 틀림 없다. 그래도 좋게 보자면, 그 당시의 내게서 잘못이 보인다는 것이 내 시야가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틀림 없는 일이다. 우울감으로 빠지기 전에, 이성적으로 보고 길게 보고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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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tormento a domicilio


El Madrid lleva 18 partidos seguidos sin perder fuera de casa


El Madrid vive mejor del Santiago Bernabéu. En su estadio, habitual granero[1] de victorias históricamente, ha sufrido más que en sus desplazamientos. De hecho, no pierde un partido furera de casa desde el 16 de abril, en Wolfsburgo. En Liga toca remontarse[2] a hace más de un año, a la visita a El Madrigal(Estadio de el Villarreal) del pasado 13 de diciembre de 2015. Entonces, el Villarreal se impuso[3] al equipo entonces[4] dirigido por Benitez. Desde aquel encuentro, el conjunto blanco no pierde fuera de casa en La Liga.


 El 2016 ha sido un año rotundo[5] de éxitos para el Madrid. Los ha construido preferentemente lejos del Bernabéu. La dinámica le ha llevado a comportarse[6] mejor como visitante que como local. Y la tendencia se ha agudizado[7] en esta campaña[8]. De hecho, en este curso sus mayores apuros[9] llegaron en su estadio. Allí consiguió victorias por la mínima an te el Celta, Sporting, y Deportivo y empató ante el Eibar, Villarreal y Borussia.


 Sin embargo, lejos del Bernabéu el Madrid ha encadenado[10] 18 partiods sin perder. El 2-0 de Wolfsburgo en los cuartos de final de la última Champions fue su última derrota[11]. El tropiezo[12] no pasó a mayores por la remontada[13] de dos semanas después.


 Se trata de la tercera mejor racha[14] como visitante en la historia del club. Sólo la superan la de 19 partidos invicto[15] en la temporada 96-97 y la de 21 que estuvo sin caer en la 2011-2012 con Murinho. Fue la última Liga que logró[16] el equipo blanco. Entonces también se fabricó[17] el título siendo un tormento a domicilio.



[1] Habitual granero de victorias: 승점

[2] Remontarse: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

[3] Imponerse: 승리하다

[4] Entonces: 그리하여, 당시에

[5] Rotundo: 단호한, 철저한

[6] Comportarse: 처신하다                     comportar: 수반하다, 가져오다

[7] Agudizar: 예리하게 하다, 뾰족하게 만들다

[8] Campaña: 필드

[9] Apuro: 곤궁, 곤란, 어려움

[10] Encadenar: 속박하다, 연관시키다

[11] Derrota: 패배

[12] Tropiezo: 장애, 실수

[13] remontad@: 극복

[14] Racha: 돌풍, 줄기

[15] Invicto: 불패의

[16] Lograr: 달성하다, 성취하다

[17] Fabricarse: 만들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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